뇌졸중까지 앓았던 82세의 알제리 대통령이, 네 번도 모자라 다섯번째 대권에 도전하려다 결국 포기했습니다.
국민들의 거센 반발에 무릎을 꿇은 것인데요.
민주주의 불모지였던 중동과 아프리카에서도, 젊은 유권자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서동일 특파원의 더넓은 뉴스입니다.
[리포트]
알제리 수도 알제 중심가를 분노한 시위대가 가득 메웠습니다.
현 부테플리카 대통령의 다섯번째 대권 도전을 선언하자 민심이 폭발한 겁니다.
[모하메드 / 학생]
"우리는 그들이 물러날 때까지 네 번째, 다섯 번째 시위를 이어갈 것입니다. 우리는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20년 전 60대 초반에 처음 대권을 잡은 부테플리카는, 82세가 된 지금까지도 알제리의 대통령입니다.
최근엔 뇌졸중 때문에 휠체어가 없으면 움직일 수도 없을 만큼 병약해진 상황.
결국 성난 민심에 무릎을 꿇었습니다.
알제리 국민들은 거리로 나와 국기를 흔들며 환영했습니다.
[알제리 시위대]
"이것이 우리 알제리인들이 성공할 수 있는 첫 걸음입니다. 부테플리카 대통령의 5선 도전을 막았습니다. "
권력을 놓지 않으려는 지도자들 때문에 여론이 들끓는 곳은 알제리 뿐만이 아닙니다.
아랍의 봄 진원지이자 유일하게 독재 정권을 무너뜨린 튀니지에서는 92세의 에셉시 대통령이 지난달 연임 의사를 밝혔고, 나이지리아에서는 76세의 무함마두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자, 젊은 유권자들이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파룩 이브라힘 / 활동가]
"정치를 궁극적으로 변화시키는 방법은 젊은 청년들이 나와서 함께 참여하는 것입니다."
게다가대안이 되어야 할 야권은 극도로 분열돼 있어 정권 교체는 당분간 요원해 보입니다.
"이들 국가 대부분 높은 실업률과 경제난에 허덕이고 있다는 공통점도 있습니다. 변화와 개혁을 원하는 젊은 아프리카 유권자들의 목소리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카이로에서 채널A 뉴스 서동일입니다."